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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학적 관점에서 본 SNS : 연결의 메커니즘

by 다문다문 2024. 6.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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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

디지털 시대의 도래와 함께 사회적 자본의 개념과 축적 방식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사회적 자본은 대면 상호작용을 통해 형성되었으나,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등장으로 그 패러다임이 크게 바뀌었다. SNS는 시공간의 제약을 초월하여 다양한 배경의 개인들을 연결함으로써, 사회적 자본 축적의 새로운 장(場)을 열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의 플랫폼은 사용자들에게 정보 공유, 커뮤니티 형성, 네트워크 확장의 기회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약한 유대'를 기반으로 한 광범위한 네트워크 구축이 가능해졌으며, 이는 Granovetter(1973)가 주장한 '약한 연결의 강점'을 현대적 맥락에서 재해석할 수 있게 한다.

그러나 SNS를 통한 사회적 자본 축적에는 양면성이 존재한다. 높은 접근성과 효율성이라는 장점이 있는 반면, 온라인 관계의 피상성과 일시성으로 인해 깊이 있는 신뢰 관계 형성이 어려울 수 있다. 또한, Putnam(2000)이 우려했던 '사회적 자본의 쇠퇴' 현상이 디지털 시대에 새로운 형태로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더불어 SNS 알고리즘이 초래하는 '에코 챔버' 효과는 Sunstein(2017)이 지적한 '필터 버블' 현상과 맞물려, 다양성 감소와 편견 강화라는 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사회 전체의 사회적 자본의 질적 저하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광섬유를 유영하는 또 다른 나

현대 사회에서 개인의 정체성 형성 과정은 SNS라는 새로운 무대를 만나 복잡다단한 양상을 띠게 되었다. SNS는 개인에게 자아 표현과 타인과의 상호작용을 위한 혁신적 플랫폼을 제공함으로써, 정체성 구축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았다. Goffman(1959)의 '인상 관리' 이론은 SNS 환경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사용자들은 프로필, 게시물, 댓글 등을 통해 자신의 이미지를 전략적으로 구축하고 관리한다. 이는 Turkle(1995)이 주장한 '다중적 자아'의 개념과도 연결되며, 개인은 각 SNS 플랫폼의 특성에 맞춰 다양한 페르소나를 연출한다.

그러나 이러한 온라인 페르소나와 오프라인 정체성 간의 괴리는 개인에게 심리적 부담을 줄 수 있다. Marwick과 boyd(2011)의 연구에서 지적된 바와 같이, 이는 '맥락 붕괴(context collapse)' 현상을 초래하여 개인의 정체성 관리를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 SNS의 즉각적 피드백 메커니즘은 개인의 자아 인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Like', 공유, 팔로워 수 등은 Cooley(1902)의 '거울 자아' 개념을 디지털 시대에 새롭게 구현하는 요소로 볼 수 있다. 이는 개인의 자존감 형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동시에 타인의 반응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외부 지향적 정체성 형성의 위험성도 내포한다.

 

아주 작은 혁명

SNS의 등장은 정보의 생산, 유통, 소비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며 사회 전반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SNS를 통한 정보 확산과 여론 형성 과정은 전통적 미디어 환경과는 확연히 다른 양상을 보인다. Castells(2009)가 주장한 '네트워크 사회'의 개념이 SNS를 통해 더욱 구체화되고 있다. 개인은 정보의 생산자이자 유통자로서 활동하며, 이는 Jenkins(2006)가 언급한 '참여 문화'의 확산으로 이어진다. 트위터의 리트윗, 페이스북의 공유 기능 등은 개인이 생산한 정보가 순식간에 전 세계로 퍼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SNS는 사회 운동의 양상도 크게 변화시켰다. Bennett와 Segerberg(2012)가 제시한 '연결행동(connective action)' 개념은 SNS를 통한 사회 운동의 특성을 잘 설명한다. 아랍의 봄, 홍콩 민주화 운동, Me Too 운동 등은 SNS를 통해 조직되고 확산되었으며, 이는 Shirky(2008)가 예견한 '집단행동의 새로운 도구'로서의 SNS의 역할을 입증한다. 그러나 SNS를 통한 사회 변화에는 한계와 위험도 존재한다. Morozov(2011)가 지적한 '넷 망상'의 위험성, 즉 SNS 활동이 실질적 사회 변화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히 유효하다. 또한 가짜 뉴스의 확산, 에코 챔버 효과 등은 SNS가 민주주의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으로 지적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SNS는 현대 사회의 변화를 이끄는 핵심 동인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그 영향력의 양면성을 고려할 때, SNS의 역할과 영향에 대한 지속적인 학술적,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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