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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물리학의 대담한 시간여행

by 다문다문 2024. 6.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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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성 이론과 시공간의 통합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의 등장은 실로 대단한 충격이었다. 시간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완전히 뒤집어 놓았기 때문이다. 뉴턴 시대에는 시간이 절대적이고 모두에게 똑같이 흐른다고 믿었다. 마치 우주의 배경음악처럼 언제나 거기 있는 거라고 생각했던 거다. 근데 아인슈타인이 나타나서 "아니야, 그게 다 착각이었어"라고 말한 셈이다.

 

특수 상대성 이론의 핵심은 뭐냐면, 시간이 움직임에 따라 다르게 간다는 것이다. 빨리 움직이면 시간이 느려진다. 이걸 '시간 지연'이라고 부른다. 이게 그냥 이론만은 아니다. 실제로 실험으로 증명됐다. GPS 위성 같은 경우 지구 표면보다 훨씬 빨리 움직이니까 시간이 더 천천히 간다. 이걸 보정 안 하면 GPS가 엉망이 돼버린다. 일반 상대성 이론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갔다. 중력도 시간에 영향을 준다는 걸 밝혀냈다. 중력이 강한 곳에서는 시간이 더 천천히 간다. 블랙홀 근처에서는 이게 극단적으로 나타나서, 블랙홀 표면에서는 시간이 완전히 멈춰버린다고 할 수 있다.

이런 발견들 때문에 이제는 시간과 공간을 따로 생각하지 않고 '시공간'이라는 하나의 개념으로 본다. 4차원 시공간에서 시간은 그냥 또 하나의 차원일 뿐이다. 이게 좀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현대 물리학의 기본 개념이 됐다. 이 시공간 개념은 우주를 이해하는 데도 큰 영향을 줬다. 빅뱅 이론에 따르면, 우주가 생길 때 시간도 같이 시작됐다. 그러니까 빅뱅 이전의 시간에 대해 말하는 건 의미가 없다. 시간이 우주와 별개로 있는 게 아니라, 우주의 한 부분이라는 뜻이다. 이렇게 상대성 이론은 시간에 대한 우리 생각을 완전히 바꿔놨다. 절대적이고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시간이 상대적이고 변할 수 있는 개념이 된 거다. 이건 그냥 물리학 이야기만은 아니다. 우리가 세상을 보는 방식 자체를 바꾸는 혁명적인 변화였다.

 

양자역학과 시간의 불확정성

양자역학은 또 다른 차원에서 시간에 대한 우리 생각을 흔들어놨다. 양자역학은 아주 작은 세계를 다루는 물리학인데, 여기서는 시간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완전히 다르게 작동한다. 고전 물리학에서는 물체의 위치와 속도를 동시에 정확하게 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근데 하이젠베르크가 나와서 "그건 불가능해"라고 말했다. 이게 바로 불확정성 원리다. 비슷하게, 에너지와 시간 사이에도 이런 관계가 있다.

 

에너지-시간 불확정성 원리는 양자역학에서 매우 중요한 개념이다. 이 원리가 말하는 건 이렇다. 아주 짧은 순간 동안에는 에너지가 보존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게 바로 '가상 입자'라는 걸 설명해준다. 가상 입자는 뭐냐면, 진공에서 갑자기 생겼다가 금방 사라지는 입자들이다. 이 가상 입자는 블랙홀에서 일어나는 호킹 복사 같은 현상을 이해하는 데 아주 중요하다. 이런 불확실성 때문에 시간을 새롭게 볼 수 있게 된다. 우리가 보통 시간이 물 흐르듯 연속적으로 간다고 생각하지만, 아주 작은 세계에서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 시간이 톱니바퀴처럼 딱딱 끊어져 있을 수 있다는 거다. 이와 관련해서 '플랑크 시간'이라는 게 있다. 플랑크 시간은 이론상 가장 짧은 시간을 말한다. 얼마나 짧냐면, 0 뒤에 점을 찍고 0을 43개 쓴 다음에 539를 쓴 시간이다. 지금의 물리학으로는 이보다 더 짧은 시간은 측정할 수도 없고, 의미도 없다고 본다.

 

양자역학은 시간의 방향에 대해서도 새로운 생각을 제시한다. 우리가 보는 세상에서는 시간이 한 방향으로만 가는 것 같지만, 양자 세계에서는 시간이 앞뒤로 갈 수 있다. 대부분의 양자역학 방정식은 시간을 뒤집어도 똑같이 작동한다. 이게 '시간의 화살'이라는 개념과 관련해서 재미있는 질문을 던진다. 우리가 보는 세상에서는 시간이 한 방향으로만 가는데, 이게 어떻게 양자 세계의 앞뒤로 가는 시간에서 나오는 걸까? 이건 아직도 물리학자들이 고민하는 문제다.

양자역학에서는 관측이 시간에 영향을 준다는 것도 재미있다. 이중 슬릿 실험 같은 걸 보면, 양자를 관측하는 행위 자체가 그 양자의 상태를 바꿔버린다. 이건 시간의 흐름과 관측자의 역할이 뭔가 복잡하게 얽혀있다는 걸 보여준다. '양자 얽힘'이라는 현상도 시간 개념을 더 복잡하게 만든다. 얽힌 입자들은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즉각적으로 서로에게 영향을 준다. 이건 우리가 생각하는 시간과 인과관계랑은 좀 다른 것 같다. 이렇게 양자역학은 시간에 대한 우리 생각을 완전히 바꿔놨다. 연속적이고 결정론적인 시간 대신에, 불확실하고 확률적인 시간 개념을 제시한 것이다.

 

시간의 본질에 대한 현대 물리학의 탐구

요즘 물리학자들은 시간이 뭔지에 대해 정말 깊이 파고들고 있다. 시간이 정말로 근본적인 거냐, 아니면 뭔가 더 기본적인 것에서 나오는 거냐, 이런 걸 연구하고 있다. 이게 그냥 철학적인 생각거리가 아니라, 진짜 물리학의 최전선에서 다루는 실제 문제다. 어떤 물리학자들은 시간이 근본적인 게 아니라 다른 것에서 나오는 현상일 수 있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에릭 버린슨이란 사람이 만든 '형태동역학'이란 이론이 있는데, 이 이론에서는 우주의 모양이 바뀌면서 시간이 생긴다고 본다. 그러니까 시간은 우주가 어떻게 생겼는지를 재는 도구 정도라는 것이다. 또 다른 사람들은 시간을 정보의 흐름으로 보려고 한다. 이 관점에서는 시간의 방향이 정보가 늘어나는 방향이랑 관련 있다고 본다. 엔트로피가 늘어나는 방향으로 시간이 가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도 이걸로 설명할 수 있다.

한편, 양자 중력 이론을 연구하다 보니 시간 개념이 아예 없어질 수도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휠러-드윗 방정식이라고 하는 양자 우주론의 기본 방정식에는 시간 변수가 없다. 이건 가장 근본적인 수준에서는 시간이란 개념 자체가 필요 없을 수도 있다는 걸 의미한다. 이런 생각들을 보면 시간이 우리가 생각했던 것처럼 절대적이거나 근본적인 게 아닐 수도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오히려 시간은 우리가 우주를 이해하고 경험하는 방식에서 나온 결과일 수 있다. 이건 마치 온도가 분자의 평균 운동 에너지라는 더 기본적인 개념으로 설명되는 것과 비슷하다.

시간의 본질을 연구하는 건 물리학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들이랑 맞닿아 있다. 양자역학과 상대성 이론을 하나로 합치려는 노력, 우주가 어떻게 시작됐는지 알아내려는 시도, 의식이 뭔지 탐구하는 과정, 이런 것들에서 시간 문제가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블랙홀의 정보 패러독스를 해결하려면 시간과 정보의 관계에 대해 새롭게 이해해야 한다. 우주의 초기 상태를 이해하려는 노력은 필연적으로 시간이 어떻게 시작됐는지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진다.

이렇게 시간의 본질을 연구하는 건 현대 물리학에서 가장 도전적이고 흥미로운 과제 중 하나다. 이건 그냥 학문적인 호기심 때문만은 아니다. 우리가 우주와 현실을 이해하는 방식 자체를 완전히 바꿀 수 있는 중요한 문제다. 앞으로 연구 결과가 어떤 새로운 시간 개념을 제시할지, 그리고 그게 우리 세계관에 어떤 영향을 줄지 정말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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